공개 전부터, MV의 디렉터로서 멤버인 정국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다.
그동안 정국이 취미로 해왔던 영상 편집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기때문에 이번 곡의 분위기도 어느정도 예상이 갔고,
예상대로였다.
서정적이고 분위기 아련하고 감각적이고 좋은데 자극적이지 않고 다소 심심한 느낌이 딱 그렇다ㅎ
외근 중 이동시간에 차안에서 MV공개 소식을 듣고 들어보았는데,
K-pop을 오래전부터 좋아해왔던 나에게는 기대했던것보다 자극적이지가 않아서 처음엔 심심해서 아쉽다고 느꼈지만,
집에서 이어폰을 꽂고 다시 제대로 들어보니 세상 띵곡이다.
최근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hot100 1위라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기록을 남길만큼 최고조인 bts니까,
물들어올때 노젓는다고, 이 흐름을 타서 연달아 히트를 치기 위해
관심을 모은 김에 한번 더 미국적이고 인상을 강하게 남길 수 있는 자극적인 곡을 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말이다ㅎ
유튜브의 업계 전문가들 중에서도 방탄이 이 참에 한번더 빵 치고 나올것이라고 예상했다는 감상들을 봤다.
그런데 BTS는 오히려 미국보단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느낌의 예쁘고 고운 곡을 냈고ㅋㅋ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모든 면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인상을 남기겠다!를 목표로하기보다는
뮤비촬영이나 스타일링 등 앨범전체를 멤버 본인들이 직접 최대한으로 참여해서 제작한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를 뒀다.
뮤비도 그렇고 스타일링도 그렇고 너무 완벽해서 윤기가 자르륵 흐르던 지금과는 다르게
편안하고 자연스럽고 러프하다.
앨범도, 요즘 아이돌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랜덤 포카 방식,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누어서 수집하도록 하는 방식을 버리고
한 팬이 하나의 앨범만 사도 호화롭게 즐길수 있도록
한 앨범 안에 모든 멤버의 포카가 들어있으며 버전도 단일 버전이다.
심지어 안무도 없다!(난 사실 이건 좀 아쉽)
방탄의 최대 매력 중 하나인 댄스를 안해버리다니.
이것 역시 티저를 보고 설마설마했던 부분이었다.
성적에 욕심내고 연연하는것은 BTS 본인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기대감을 갖고 바라보는 주변인들과
나같은 라이트한 팬들이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 기사들도 보면 언제부턴가 bts의 새 음악이 어떨지, 이번엔 어떤 메세지를 담을지보다는,
이번에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지를 기대하는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전세계의 주목을 모으기 딱 좋은 이 타이밍에 BTS가 한 일은,
더 유명해지고 더 인기 있어지고 더 좋은 성적을 내려는게 아니라
자신들의 능동성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덕분에 bts의 새 앨범 발매 이후 그들의 성적 예측이나 기록에 대한 기대를 담은 기사보다는,
음악자체에 대한 감상과 bts가 앨범을 통해 말하고자한 메세지,
bts가 음악 활동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좋은 평론 글과 기사들이 쏟아졌다.
이 정도로 사람들이 그들의 진정성과 메세지에 주목해준다면...
설령 1팬 1앨범 구매하게 되어 앨범판매량이 '전보다는' 저조하더라도,
안무도 없고 뮤비도 러프해서 유튜브 조회수가 전보다 덜나오더라도,
덜 미국적이고 영어도 아니라서 라디오 및 해외 대중들에게서 나오는 스트리밍이 현저히 떨어져
차트 성적은 덜좋을지더라도
엄청 뿌듯한 성과지 않나 싶다.
늘 모두를 놀라게 할만한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해내면서
그로 인해 많은 명성과 관심을 얻어온 방탄소년단이기때문에,
멤버들과 빅히트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성적과 기록이 가져다주는 온갖 영광과 달콤함에 취해
BTS가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요소 중 하나인 진정성보다도
좋은 성적을 위한 음악을 하려는 욕심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BTS와 빅힛은 그러한 본말전도를 경계할 줄 아는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덤으로 라이브 들어보니까 라이브 실력도 늘었어.
특히 지민이가 언제부턴가 창법을 바꾸면서 예쁘장하게 가늘가늘~하게 노래했었는데
그래서 어쩔수 없이 동반되는 위태위태하고 불안정한 느낌이 아쉬웠다.
그런데 요새 라이브 들어보니 전보다는 비교적 단단하게 부르는게 느껴졌다.
그게 후보정으로 인한게 아니라 정말로 지민이가 발전한거라면 나로선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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